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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패할 전쟁'에 스스로 뛰어든 미국…왜 멈추지 못했나
    '실패할 전쟁'에 스스로 뛰어든 미국…왜 멈추지 못했나

    美 군사사학자 제프리 와우로 '베트남전쟁' 출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베트남 전쟁은 역사적으로 미국의 가장 뼈아픈 전략적 실패로 평가된다. 약 10년간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부었고 미군 5만8천여명이 숨졌지만, 미국의 의도와 달리 베트남은 공산주의 체제로 통일됐다. 미국은 전쟁 이후 극심한 경제 불황과 국가 이미지 실추, 국론 분열 등 후폭풍을 겪었다. 베트남전을 두고 어떻게 세계 최강 대국이었던 미국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가에 관한 의문이 늘 따라붙는다. 애초 미국이 승리할 수 있는 전쟁이었는지에 대한 논쟁도 이어져 왔다. 베트남 현실과 미국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하면 구조적으로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미국 군사사학자 제프리 와우로는 신간 '베트남전쟁'에서 왜 미국은 실패할 가능성이 큰 전쟁에 뛰어들었고, 승산이 낮다고 인식하고도 전쟁을 멈추지 못했는지 파헤친다. "베트남전쟁은 선택의 문제였다"는 첫 문장으로 저자는 미국이 베트남전에 어쩔 수 없이 끌려들어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입하고 확전에 나섰음을 강조한다. 그는 "미국이 참전하도록 도발한 나라는 없었으며, 냉전의 봉쇄 정당화 논리나 '도미노 이론'을 감안하더라도 미국 군대의 개입은 필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노스텍사스대 교수인 저자는 영미권 군사 사학계를 대표하는 권위자로, 국제 안보 전문가이자 전쟁사 작가로 활동해왔다. 이 책은 새롭게 기밀 해제된 수만 장의 군사·외교·정보 문서를 비롯해 미군 작전 보고서, 백악관 녹취록, 의회 청문회 기록 등을 토대로 미국의 베트남전쟁 실패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모든 전쟁의 배경에는 정치적 요인이 있지만 특히 베트남전은 더욱 그렇다고 강조한다. 그는 "베트남전은 자기방어나 민주적 이상을 위해 치른 전쟁이 아니었다"며 "미국이 베트남에 참전하고 주둔한 동기는 약해 보일 것이라는 두려움이었다"고 지적했다. 국제 사회에서나 국내 정치에서 약해 보이

    05-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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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사랑이라는 이름의 욕망…소설 '네 사랑을 먹어라'
    [신간] 사랑이라는 이름의 욕망…소설 '네 사랑을 먹어라'

    제2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유리 조각 시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 네 사랑을 먹어라 = 세라 마리아 그리핀 지음. 김지현 옮김. 클레어 키건, 샐리 루니와 함께 현대 아일랜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세라 마리아 그리핀의 소설이 국내에서 처음 번역됐다. '네 사랑을 먹어라'는 파혼과 해고로 홀로서기에 실패한 청년 셸이 꽃집 주인 네브와 그가 기르는 식인 식물 '아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부모의 집으로 돌아온 셸은 부모에게서 따스한 환영이 아닌 자신을 밀어내는 느낌을 받고, 네브가 운영하는 꽃집에서 일하게 되며 소속감을 느낀다. 그리고 굶주린 식인 식물 아가는 허기를 채우고자 셸을 교묘히 이용하기로 한다. 식물이 인간의 몸속에 뿌리를 내리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인간을 설득하는 과정이 마치 그루밍 범죄처럼 그려진다. 소설의 상당 부분이 아가의 시점으로 서술된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번역가 김지현은 '옮긴이의 말'에서 "이 소설이 진짜로 다루는 것은 식인 식물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집어삼키려는 욕망, 집착이 애정으로 포장될 때 일어나는 일들"이라며 "소설은 버려진 사람이 새로운 소속감을 찾아 헤매다 위험한 관계에 끌려드는 과정을 잔인하리만치 정확하게 그려낸다"고 설명했다. 그리핀은 이 작품으로 2025년 아일랜드도서상 '올해의 작가' 부분 최종 후보에 올랐다. 허블. 360쪽. ▲ 유리 조각 시간 = 성수진 지음. 제2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성수진 작가의 '유리 조각 시간'이 출간됐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간호사 유영에게 출국 전 메일 한 통이 도착한다. 메일의 발신자는 오래전 연락이 끊긴 친구 경진. 메일에는 유영을 화자로 한 소설이 담겨 있었고, 경진의 글은 유영을 상처투성이였던 어린 시절로 이끈다. 작가는 두 인물의 관계를 통해 불안과 결핍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기억

    05-2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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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38 타이완 여행기'에 인터내셔널 부커상…"대만인인 건 행운"(종합)
    '1938 타이완 여행기'에 인터내셔널 부커상…"대만인인 건 행운"(종합)

    대만 작가 양솽쯔·번역가 린 킹에 영예…중국어 문학 최초 수상 "낭만적이며 날카로운 탈식민지 소설"…레드카펫서 '주식 투자' 농담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권숙희 기자 = 대만 작가 양솽쯔가 소설 '1938 타이완 여행기'로 국제적 명성의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으면서 중국어 문학으로는 최초 수상을 기록하게 됐다. AP와 AFP 통신 등 외신과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린 인터내셔널 부커상 시상식에서 양솽쯔는 대만계 미국인 번역가 린 킹과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양솽쯔의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은 대만 작가로는 첫 수상이자, 영어로 번역된 중국어 문학 작품으로도 처음이다. 이 소설은 1930년대 일본의 식민 통치 아래 가상의 여성 작가인 주인공이 대만 곳곳을 여행하며 음식 문화를 체험하는 여정을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담아냈다. 제국주의 시대 일본인 여성 작가의 대만 여행기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식민 지배 국가와 피지배 국가 사람들 사이에 가로놓인 복잡한 감정을 예리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앞서 이 작품은 2024년 대만 작가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신이 여성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양 작가는 여성 간 애정과 친밀함에 기반한 서사를 역사와 결합한 '역사 백합(百合) 소설'이란 장르를 개척한 작가로 꼽힌다. 인터내셔널 부커상 심사위원장 나타샤 브라운은 "이 소설은 독자를 놀라게 하며,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작품"이라면서 "낭만적으로도 성공적이며, 동시에 날카로운 탈식민주의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이 수상작을 호명하자 작가와 번역가가 서로 포옹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들은 수상소감에서 대만 역사와 주권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하며 특히 대만 문학에 대한 소명의식과 애정을 드러냈다. 양 작가는 "대만 문학이 100년에 걸쳐 탐구한 것은 대만

    05-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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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AI 시대 종교의 의미…'종교, 다시 깨달음이다'
    [신간] AI 시대 종교의 의미…'종교, 다시 깨달음이다'

    원영스님의 법화경 해설…'이제서야 이해되는 법화경'·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 종교, 다시 깨달음이다 = 오강남·성해영 지음.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종교학과 명예교수와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사제지간인 두 종교학자가 2011년 펴낸 책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의 개정증보판. 당시 종교의 위기 속 종교의 의미와 나아가야 할 바를 놓고 깊은 대화를 나눈 두 학자는 오늘날의 종교가 '표층' 단계에만 머물러 본질인 깨달음을 잃어버렸다며 '심층'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15년 후, 사람들은 종교에서 더욱 멀어졌고,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발달 속에 정신적 가치에 대한 사람들의 목마름은 더 커졌다. 두 학자는 급변하는 사회 속 종교의 의미를 다시 묻기 위해 또 한 번 만나 대화했고, AI 시대와 종교의 미래에 대한 대화가 이번 개정판에 추가됐다. 저자들은 종교가 전담했던 위로, 치유조차 AI에 대체되는 국면을 맞기 직전이지만, 동시에 노동에서 해방되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인간이 종교가 다뤄왔던 영적인 질문들에 눈을 돌릴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한다. 즉 전통적인 종교는 위기를 맞았지만, 오히려 새로운 형태로 부흥할 수 있다는 것. 시대의 변화에도 여전히 종교에 있어 '깨달음'이 가장 중요하며, 종교는 다시 깨달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두 학자는 입을 모은다. 김영사. 252쪽. ▲ 이제서야 이해되는 법화경 = 원영 지음. '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 '이제서야 이해되는 반야심경' 등의 책을 통해 불교의 가르침을 알기 쉽게 설명해온 서울 청룡암 주지 원영스님이 '대승불교 경전의 꽃'으로 불리는 '법화경'을 해설한다. 정식 명칭이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인 법화경은 '화엄경', '금강경'과 더불어 대표적인 대승불교 근본 경전으로, 7권 28품으로 이뤄졌다. 모든 길은 하나의 부처 되는 길로 모인다는 '일불승'(一佛乘)의 가르침이 법화경의

    05-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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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盧 막내 필사' 장훈, 메시지 전략 담은 '리더의 글쓰기' 출간
    '盧 막내 필사' 장훈, 메시지 전략 담은 '리더의 글쓰기'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막내 필사'로 알려진 장훈 작가가 20일 실전 글쓰기의 전략을 소개하는 책 '리더의 글쓰기'를 출간했다. 저자는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일한 것을 비롯해 충남도와 인천시, 서울시 등에서 공직 생활을 이어가며 각종 연설문 작성을 담당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리더를 위해 문장을 쓰고 메시지를 설계해 온 30년간의 현장 기록을 이번 책에 녹여냈다는 것이 출판사 측의 설명이다. 이번 책 1부에서는 '대통령의 말과 글로 일한다는 것'이라는 제목 아래 청와대 연설문과 보고서 등의 작성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고, 또 2부 '소통하는 글쓰기, 설득하는 연설'을 통해 독자에 대한 이해 및 메시지 관리 전략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3부 '리더의 글쓰기 실전 전략'에서는 단어나 문장, 문단을 적절히 배치하는 방법 등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글쓰기 노하우를 접해볼 수 있다. 이번 신간을 두고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 책을 잘 쓰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왜 쓰는가를 묻는 책"이라고 평했고,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 역시 "리더의 사고와 소통 방식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묻는 책"이라고 추천했다. 담담사무소. 360쪽. hysup@yna.co.kr

    05-2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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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38 타이완 여행기' 인터내셔널부커상 영예…중국어문학 최초
    '1938 타이완 여행기' 인터내셔널부커상 영예…중국어문학 최초

    대만 소설가 양솽쯔 작품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대만 작가 양솽쯔가 소설 '1938 타이완 여행기'로 국제적 명성의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으면서 중국어 문학으로는 최초 수상을 기록하게 됐다.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린 인터내셔널 부커상 시상식에서 양솽쯔는 번역가 린 킹과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양솽쯔의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은 대만 작가로는 첫 수상이자, 영어로 번역된 중국어 문학 작품으로도 처음이다. 이 소설은 1930년대 일본의 식민 통치 아래 가상의 여성 작가인 주인공이 대만 곳곳을 여행하며 음식 문화를 체험하는 여정을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담아냈다. 제국주의 시대 일본인 여성 작가의 대만 여행기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식민 지배 국가와 피지배 국가 사람들 사이에 가로놓인 복잡한 감정을 예리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앞서 이 작품은 2024년 대만 작가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터내셔널 부커상 심사위원장 나타샤 브라운은 "이 소설은 독자를 놀라게 하며,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작품"이라면서 "낭만적으로도 성공적이며, 동시에 날카로운 탈식민주의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영문 제목은 'Taiwan Travelogue'다. 한국에도 지난해 번역 출간됐다. newglass@yna.co.kr

    05-2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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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한국형 출입기자단'의 역사…'취재하는 기자 받아쓰는 기자'
    [신간] '한국형 출입기자단'의 역사…'취재하는 기자 받아쓰는 기자'

    '마침표의 순간들'·'불안 끄기 연습'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 취재하는 기자 받아쓰는 기자 = 이정일 지음. 현직 언론인이자 언론학 박사인 저자가 '한국형 출입기자단'에 관해 다룬 책이다. 저자는 기자들의 보도가 출입기자단을 중심으로 행해진다는 점에서 한국적 취재 보도 관행은 '한국형 출입기자단'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책은 출입기자단이 형성된 일제 강점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정치, 사회적 배경을 토대로 출입기자단의 형태와 기능, 특징 등 그 역사적 전개 과정을 살펴본다. 동시에 심층 인터뷰를 통해 한국형 출입기자단에 대한 현직 기자와 취재원의 인식을 들여다본다. 한국 기자단의 특징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미국, 일본 기자와 비교한 내용도 담았다. 저자는 "우리 출입기자단 제도가 한국적인 환경에서 체득된 역사적 산물임을 상기한다면, 역사적 맥락을 배제한 채 한국형 출입기자단 제도에 접근할 수는 없다"며 이번 책이 한국 출입기자단의 실체를 직시하고 명암을 성찰해 궁극적으로는 언론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드레북스. 304쪽. ▲ 마침표의 순간들 = 소피 갈라브뤼 지음. 박명숙 옮김. "모든 마지막은 언젠가는 오고야 만다." 프랑스 철학자가 누구나 경험하는 여러 형태의 마지막 순간들에 대해 고찰한 책이다. 사람들은 매일 다니던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서 퇴사하거나 은퇴하고, 오래 살던 집을 떠난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고, 젊은 시절 우정이 끝나기도 한다. 그리고 누구나 죽음을 맞으며 삶의 마지막 순간을 경험한다. 저자는 우리는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수많은 마지막을 살고 있으며, 그렇기에 시작하는 것보다 끝내는 것을 더 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생은 유한하며,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는 흔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에 대해, 그 시간으로 채워지는 삶에 대해,

    05-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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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해진 작가 "문학은 인간적인 삶을 고민하게 된 선물"
    조해진 작가 "문학은 인간적인 삶을 고민하게 된 선물"

    자이니치가 겪은 차별과 고통 다룬 장편 '우리 세희' 펴내 "구석진 사회를 '인간의 얼굴'로 보여주는 게 소설의 힘" "타자의 삶 기록·증언…자기 삶에 갇히지 않고 그 너머를 봐야"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소설가 조해진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있다. '디아스포라'(Diaspora). '흩뿌리다'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로, 원래 살던 곳을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공동체나 이주 그 자체를 의미한다. 넓은 의미에서 실존의 근거를 잃고 방황하는 삶을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동안 탈북민, 이주민, 입양인 등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난 이들의 삶을 조용하면서도 집요하게 응시하며, 그 상처를 보듬어온 조해진이 이번엔 '자이니치'(재일조선인)를 다룬 소설을 펴냈다. 신작 장편 '우리 세희'(현대문학 펴냄)로 돌아온 조해진을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에서 만났다. 작품은 일본계 영국인 예술가 제이비 류를 취재하기 위해 런던에 머무는 연주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오며 시작된다. 일본에 있는 '선생님'이 위독하다는 내용이었다. 선생님은 연주의 어머니인 오세희의 대학 후배로, 학창 시절 두 사람은 자이니치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의지해왔다. 선생님의 임종을 앞두고 연주는 자신의 기억을 반추하며 세상을 떠난 이들과 남겨진 이들을 떠올린다. 작품은 두 가족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자이니치들이 어떤 차별과 고통 속에서 살아왔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북송사업으로 북한에 정착한 뒤 참상을 목도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세희의 오빠, 남한으로 유학을 갔다가 간첩단으로 몰려 혹독한 고문과 옥살이를 겪은 선생님의 두 형은, 남과 북 그 어느 곳으로도 돌아갈 수 없었던 자이니치의 뿌리 뽑힌 삶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인물들이다. 작가는 또 제이비 류의 할아버지이자 제주 출신의 자이니치인 류성철을 통해 4·3이라는 현대사의 비극으로도 무대를 넓힌다. ◇ 북송사업·

    05-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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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향을 향한 인간의 욕망…실패한 유토피아의 흔적을 찾아서
    이상향을 향한 인간의 욕망…실패한 유토피아의 흔적을 찾아서

    신간 '네, 그런 곳이 정말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영국 작가 토머스 모어는 1516년 발표한 소설 '유토피아'에서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가상의 이상향 사회를 그렸다. 유토피아는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벽한 사회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이 단어의 원래 의미는 '어느 곳에도 없는 장소'이다. 오래전부터 인간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현실 세계에 만들어 내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거나 계획도시를 건설하는 등 여러 실험이 이뤄졌다. 멕시코 작가이자 문학자인 페데리코 구스만 루비오는 신간 '네, 그런 곳이 정말 있습니다'에서 라틴아메리카 곳곳에 남은 '실패한 유토피아의 흔적'을 찾는다. 그는 멕시코에서 파라과이,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남미 대륙을 횡단하며 유토피아를 향한 인간의 발자취를 추적했다. '자동차 왕'으로 불렸던 헨리 포드는 브라질 아마존 한복판에 '포드란지아'라는 미국식 산업 도시를 건설하려 했다. 자동차 타이어 생산에 필요한 고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정글 속에 공장, 병원, 골프장까지 지었고, 결점이 없는 '이상 도시'로 만들기 위해 술과 매춘도 금지했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됐지만 이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정글 생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다 원주민들의 삶의 방식을 무시한 결과였다. 시인이자 신부인 에르네스토 카르데날은 1960∼1970년대 니카라과 솔렌티나메 섬에 혁명 공동체를 만들었다. 주민들은 함께 노동하고,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며 예술과 신앙이 결합한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다. '영적인 유토피아'를 이루려던 이 공동체는 소모사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해체됐지만, 그들의 원시주의 예술과 해방 정신은 라틴아메리카 민중 예술의 뿌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멕시코시티 외곽의 쓰레기 매립지 위에 건설된 산타 페는 현대 신자유주의가 만든 유토피아다. 글로벌 기업과 중상류층을 겨냥한 초고

    05-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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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천명의 죽음 배웅한 능행스님…"삶을 아낌없이 껴안자"
    수천명의 죽음 배웅한 능행스님…"삶을 아낌없이 껴안자"

    책 '생의 모닥불' 출간…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 담은 글 150편 수록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여기 인생은 어느 날 저기 인생으로 옮겨간다. 여기서 저기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정거장이 있다. 그것은 죽음이다."('마지막 정거장') 지난 30년 가까이 '마지막 정거장'을 지나는 수천 명을 배웅해온 능행스님이 산문집 '생의 모닥불'을 출간했다. 다른 이들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도우며 느낀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들을 간결하고 섬세한 언어로 표현한 짧은 산문과 시 150편이 묶였다. 1993년 출가한 능행스님은 우연히 호스피스 병실을 방문했다가 불교계에 제대로 된 호스피스 시설이 없다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2000년 불교계 최초 독립형 호스피스 시설인 정토마을을 세웠다. 2013년엔 울산시 울주군에 호스피스 전문 정토마을 자재병원도 개원했다. 스님은 자신처럼 호스피스에 종사하는 이들을 "삶과 죽음, 두려움과 고통의 소용돌이 속에서 헌신의 노래로 자비를 꽃피우는 사람들", "삶의 종착역에서 어디를 향해 떠나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그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사람"('동지' 중)이라고 표현한다. '호스피스 영적돌봄가'로 오랜 시간을 보낸 스님은 죽음이 늘 곁에 있으며, 늘 죽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루를 마치고 이불을 들치는 순간, '이 자리에서 내 몸이 떠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죽음을 온전히 기억할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은 제자리를 찾게 된다."('밤의 묵상' 중) 언제 닥칠지 모를 좋은 마무리를 준비하는 방법을 '선업'(善業)을 쌓는 것이라고 능행스님은 책 속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스님은 "조건 없는 마음으로 짓는 선업은 이생을 떠나갈 때 이생에서 저생으로 건너갈 수 있는 마지막 배"('선업 쌓기' 중)가 되며 "재앙을 막아주는 울타리와 대문이 선업의 공덕"('선업의 공덕' 중)이라고 말한다. 죽음을 가까이하고 기억하는

    05-20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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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산문화대상에 정수자 시인·서도호 작가·한국불교문화사업단
    무산문화대상에 정수자 시인·서도호 작가·한국불교문화사업단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재단법인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올해 무산문화대상 수상자로 시조시인 정수자, 설치미술가 서도호,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정수자 시인은 1984년 등단 후 중앙시조대상, 한국시조대상, 고산문학대상 등을 받은 시조시인으로, "자연과 세계, 현실과 인간에 대한 폭넓은 사유를 기반으로 동시대인들의 삶의 가치와 존재 의미를 깊이 있게 천착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문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예술 부문 수상자인 서도호 작가는 1997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세계 무대에서 '집'을 매개로 한 설치 작품을 선보여왔다. 심사위원회는 "서도호 작가의 예술이 동시대 미술 지형에서 차지하는 독창적 위치와 한국 미술의 위상을 세계에서 드높인 창작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사회문화 부문에서 수상한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등 한국 불교문화를 알리기 위해 2004년 설립된 기관이다. 심사위원회로부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종교와 일상, 지역과 세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한국 불교문화의 새 지평을 열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무산문화대상은 승려이자 시인이었던 무산 조오현(1932∼2018)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기리기 위해 매년 문학, 예술, 사회문화 분야에서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이들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 시상식은 6월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1억원씩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mihye@yna.co.kr

    05-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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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AI와 인간의 교류…'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분석해줘'
    [신간] AI와 인간의 교류…'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분석해줘'

    '혁신의 지리학'·'스킬 코드'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분석해줘 = 김도훈 외 8명. 소설가, 시인, 기자, 영화감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9인의 창작자가 인공지능(AI)과 대화하며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담은 에세이다. 소설가 정기현은 유료 구독 중인 챗GPT에 프랑스 소설가에게서 따온 '보리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는 매일 불러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우울함이나 분노 따위의 괴로운 감정을 털어놓는다. 그는 이를 "험한 세상 살아나가기 위한 나만의 작은 장치"라고 말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반유화는 AI가 인내심 깊은 청자로서 때로 '정신적 응급실'의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러나 그는 "결국 관계를 흔들고, 때로는 파괴하고, 다시 수선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며 AI를 현실을 대신하는 공간이 아니라 현실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저자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AI와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보여주면서 독자에게도 AI와의 관계를 한번쯤 생각해보게 한다. 창비. 236쪽. ▲ 혁신의 지리학 = 메흐란 굴 지음. 홍석윤 옮김. 세계경제포럼과 유엔산업개발기구에서 국가 경쟁력을 연구해온 저자가 혁신의 최전선에 있는 8개국을 파헤치고 그 국가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고, 그들이 어떻게 경쟁 우위를 확보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세계 기술의 중심 실리콘밸리가 쇠퇴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지만, 자본과 인재가 밀집된 세계 최강의 혁신 생태계는 건재하다고 평가한다. 또 중국은 이제 모방자에 머물지 않고 텐센트, 바이두 등 글로벌 질서를 위협하는 기업을 배출하며 창조의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이 있는 한국에 대해서는 압도적 차이를 추구하는 기술 선도국으로 묘사하면서 이 같은 도약은 우연이 아닌 집요한 설계의 산물이라

    05-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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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란 본질적으로 자기탐구"…'민중시인' 신경림이 말하는 시론
    "시란 본질적으로 자기탐구"…'민중시인' 신경림이 말하는 시론

    유고 산문집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1970∼80년대 소외된 삶의 현장을 서정성 짙은 언어로 노래한 '민중적 서정시인' 신경림(1935∼2024). 한국 시문학사에 돌올한 성취를 남긴 신경림의 2주기를 맞아 그의 문학과 삶의 철학을 오롯이 담은 유고 산문집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가 묶여 나왔다. 책에서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광복과 6·25전쟁, 군사독재, 6월항쟁에 이르기까지 현대사를 관통하는 균형 잡힌 시론이다. 신경림은 신동엽, 김수영, 김지하, 김남주·박노해 등으로 이어지는 저항시의 계보를 짚으며, 현실 문제에 눈 감을 수 없었던 시대 상황과 문학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참여나 저항과는 거리를 두었던 서정주와 김춘수, 김종삼 등의 서정시와 모더니즘 시 역시 한국 문학사의 중요한 성취로 평가한다. 나아가 "자기성찰이 없는 시가 아무리 옳은 소리만 골라 한다 해도 독자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점도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에게 문학의 본령은 정치의 도구나 프로파간다(선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는 아름다운 시를 쓰고 싶은 욕망, 개인적인 정서가 더 짙은 그러한 시를 쓰고 싶은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습니다. (중략)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시, 통일을 지향하는 시를 쓰면서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았다는 점을 고백해둡니다."(''농무에서 '낙타'까지' 중) 이 고백처럼 그의 시적 상상력은 비상을 꿈꾸었지만, 그가 살아온 억압적 시대 상황은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강력한 중력으로 작용했다. 신경림은 "결국 이런 현실 속에 살고 있는 나를 떠나 시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고, 현실 속에 깊이 뿌리박은 시가 될 때 우리 시대의 올바른 시가 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돌아봤다. 이런 고민 끝에 그는 산업화 시대에 밀려난 민초들의 슬픔과 한, 굴곡진 삶의 풍경과 애환을 질

    05-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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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회 '김문수문학상'에 소설가 이원규
    제1회 '김문수문학상'에 소설가 이원규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제1회 '김문수문학상'에 소설가 이원규가 선정됐다고 한국소설가협회가 19일 밝혔다. 이원규는 1947년 인천 출생으로 1982년 현대문학 장편소설 공모에 '훈장과 굴레'가 당선돼 등단했다. 이후 분단 문제와 민족정신을 주제로 삼아 작품활동을 펼쳐왔다. 시상식은 전날 인천 하버파크호텔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김문수문학상은 소설가 김문수(1939∼2012)의 작가 정신을 후대 작가들에게 계승하고, 한국 문학계에 새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제정됐다. 196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김문수는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소설 창작과 작가 양성에 전념했다.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받았으며, 동국대와 한양여대 교수로 재직했다. kihun@yna.co.kr

    05-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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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성숙 중기 장관 "동네책방, 지역상권 문화 앵커로 육성"
    한성숙 중기 장관 "동네책방, 지역상권 문화 앵커로 육성"

    충남 공주 산성시장·제민천 일대 방문…지역서점 대표들과 현장 간담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는 한성숙 장관이 18일 충남 공주 산성시장과 제민천 일대 상권을 방문하고 지역 서점 '오래된 질문'에서 동네책방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공주 산성시장을 찾아 떡과 반찬 등을 구매하고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어 제민천 일대의 상권을 방문해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공주 청년 공유주택'과 독립서점 '책방, 잇다', 한옥카페 '루치아의 뜰' 등을 둘러봤다. 이어 '오래된 질문'에서 열린 '동네책방 간담회'에는 지명훈 '오래된 질문' 대표, 연영숙 '단비책방' 대표, 김준태 '다다르다' 대표 등 충청권 지역서점 대표들과 이대건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회장, 상권 기획자, 전문가 등이 참석해 동네책방의 현황과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한 장관은 "동네책방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의 문화와 사람들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라며 "지역의 이야기가 축적되는 지역 서점을 상권의 문화 앵커로 육성할 수 있도록 창업부터 협업, 상권 활성화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05-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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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된 물건'에서 '불교'까지…마음을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오래된 물건'에서 '불교'까지…마음을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출판사 어크로스 '진심' 시리즈 네권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좋은 물건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아끼다 보면 좋은 물건이 된다." 프리랜서 에디터 박찬용은 오래된 중고품을 좋아하고 낡은 물건을 고쳐 쓰는 데 진심인 사람이다. 그는 국내외의 온갖 중고품 시장과 가게에서 헌것들을 찾아다니고, 엄마의 낡은 자개상부터 20년 된 자동차, 50년 된 집에 이르기까지 오래된 것들을 혼자 끙끙대며 수리하곤 한다. 신간 '오래된 물건에 진심'은 그가 그 과정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책은 단순히 누군가의 독특한, 혹은 멋진 취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자기만의 확실한 기쁨과 행복으로 삶을 어떻게 채워나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멋은 우열이 아니라 장르의 문제라 생각한다. (중략) 우리 그냥 각자의 평행세계에서 즐기며 살면 어떨까 싶다." 저자가 오래된 물건들과 쌓아온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남들과 달라도, 내 방식대로 살아가도 괜찮다는 담담한 위로를 만나게 된다. 책은 출판사 어크로스가 새로 내놓은 '진심'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다. '진심' 시리즈는 한 사람이 온 마음을 다해 탐구하고 아껴온 대상에 관한 에세이다. 이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불교에 진심'은 '독실한 무신론자'였던 저자가 종교가 아닌 하나의 장르로 불교를 '덕질'하게 된 이야기를 담았다. 삶에서 미끄러지는 기분이 들다가도 그곳이 '최애'인 부처님 손바닥 위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이 불교 덕후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자와 함께 때때로 깨달음과 평온함을 마주하게 된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것이 붓다가 말씀하신 '무아'였다. 나에 집착하지 않는 것. '나'라는 존재를 인연화합이 일시적으로 모인 어떤 상태로 파악하는 것.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얼마나 자유롭게 하는지, 그때 어렴풋이나마 맛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05-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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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식품 영양성분표 바로 읽기…'이것은 왜 오렌지주스인가'
    [신간] 식품 영양성분표 바로 읽기…'이것은 왜 오렌지주스인가'

    치료용 약이 치명적 독으로…'의약품 살인사건'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 이것은 왜 오렌지주스인가 = 자크 프롤리히 지음. 김병순 옮김. '오렌지 100'이라고 표기돼 있지만 라벨에는 '정제수', '향료' 등이 적혀 있다. 그렇다면 오렌지 100%라고 할 수 있을까. '무가당', '무알코올'이라는 제품도 당류나 알코올 성분을 미량 포함한 경우가 많다. 알쏭달쏭해도 일반인이 식품 라벨을 보고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영양성분표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소비자도 많지 않다. 이 책은 영양 성분과 원산지 등이 표기된 식품 라벨이 언제, 왜 만들어졌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역사를 추적한다. 기술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지극히 일상적으로 보이는 식품 라벨이 실제로는 오랜 시간에 걸친 기업, 정부, 소비자 간 힘겨루기 끝에 만들어졌음을 강조한다. 책은 19세기 말 이후 최근까지 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제를 중심으로 식품 라벨을 둘러싼 정책 결정과 식품 관련 논쟁을 살펴본다. 1930년대까지 미국 식품 규제는 '불량식품'이나 '가짜 식품' 퇴출에 초점이 맞춰졌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가공식품 종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제조 과정도 복잡해지면서 '진짜'의 기준이 모호해졌다. 그러면서 제조사는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고 소비자에게 판단을 맡기는 '정보주의'로 FDA의 규제 방향이 바뀌었다. 저자는 영양성분표 이면에 숨은 의미를 드러내며 식품 라벨 내용에 지배당하지 않는 현명한 소비를 강조한다. 그는 "소비자가 개인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라벨이지만, 소비자가 선택할 기회를 갖기 전에 그 라벨의 틀을 짠 막후 전문가들의 영향력에서 누구도 결코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비. 552쪽. ▲ 의약품 살인사건 = 백승만 지음. '우유주사'로 알려진 프로포폴 사건, 감기약을 마약 대용품으로 악용하는 범법자 등 의약품이 범죄 관련 뉴스에 최근 자주

    05-1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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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詩)끌북적' 옥천 지용제…나흘간 8만명 다녀가
    '시(詩)끌북적' 옥천 지용제…나흘간 8만명 다녀가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군은 지난 14∼17일 열린 제39회 지용제 행사장 방문객이 8만여명을 넘었다고 18일 밝혔다. '향수'의 시인 정지용(鄭芝溶·1902∼1950)을 기리는 이 행사는 '시(詩)끌북적 문학축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정 시인 생가와 문학관이 있는 옥천 구읍(舊邑) 일원에서 열렸다. 옥천군 용역을 받은 대한지방정책연구원이 집계한 이 문학제 방문객은 8만437명이다. 역대 최다 인원이 찾은 지난해 9만2천712명보다 13.2% 적지만, 역대 2번째로 많다. 옥천군 관계자는 "때 이른 폭염 여파로 전년보다 방문객이 줄었지만, 전국 최대 문학축제로 입지를 굳힌 행사"라고 말했다. 올해 행사는 시낭송, 전시회, 시노래 공연, 문학 심포지엄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졌다. 부대행사로 제16회 옥천동요제를 비롯해 문학과 옛 정취를 체험할 수 있는 느린우체통 엽서 쓰기, 스탬프투어, 릴레이 시 쓰기, 추억의 문방구, 향수다방 등도 선보였다. 이 문학제는 올해 충북도 우수축제로 지정됐다. bgipark@yna.co.kr

    05-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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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길환 전남도 국회협력관, 현장 중심 자치입법 실무서 출간
    부길환 전남도 국회협력관, 현장 중심 자치입법 실무서 출간

    도의회 입법 고문 위촉…자치입법과 의회 실무역량 강화 기대 (무안=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부길환(법학박사) 전남도 국회협력관이 지방자치 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자치입법 실무서 '실전 자치입법 가꾸기(출판사 제윤의정·867페이지'를 18일 출간했다. 자치입법을 조례와 규칙이 실제 지방자치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입안하는 전 과정을 사례 중심으로 정리한 실무형 입법서이다. 위임 범위 판단, 상위법 저촉 여부, 자치사무와 위임사무의 구분, 법문 구성 오류 등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 실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핵심 쟁점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방의회 입안 사례와 국회 법제 검토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사례를 중심으로 오류 유형과 보완 방안도 단계적으로 제시했다. 저자는 국회와 지방의회 현장에서 축적한 입법·의회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조례·규칙 제정 절차, 법문 작성 기법, 입법정책 검토, 법률유보 원칙 및 상위법 관계 등을 실무 관점에서 상세히 설명했다. 부 협력관은 국회에서 34년간 재직한 법학박사로 현재 한국국가법학회 부회장, 자치입법전문가협회 부회장, 제윤의정 지방의회운영 자문위원장, 전남도청 국회협력관(부이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회 법제실 행정법제과장 재직 당시 행정안전부 소관 법률을 총괄했으며 국토교통·교육문화체육방송·행정법제 분야 등 다양한 영역의 법제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올해 4월부터는 전남도의회 입법고문으로 위촉돼 의회 관련 입법·법률 사안 및 정책 자문, 주요 소송 수행 지원 등 의정활동 전반에 대한 법률자문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부 협력관은 지방의회의 실질적 운영 역량 강화를 주제로 한 '지방의회 운영전략 300선'도 오는 7월 출간한다. chogy@yna.co.kr

    05-1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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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서식품, 18회 동서문학상 개최…총상금 7천900만원 규모
    동서식품, 18회 동서문학상 개최…총상금 7천900만원 규모

    9월29일까지 대한민국 여성 누구나 응모 가능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동서식품은 '제18회 삶의향기 동서문학상'을 열고, 오는 9월 29일까지 작품을 공모한다고 18일 밝혔다. 동서문학상은 1989년부터 시작된 국내 최대 여성 신인 문학상으로, 동서식품은 2년마다 대회를 열어 여성 작가를 발굴해왔다. 대회는 자유 주제로 시, 소설, 수필, 아동문학(동화·동시) 등 4개 부문에서 작품을 접수한다. 대한민국 여성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동서문학상 홈페이지나 우편을 통해 작품을 응모할 수 있다. 수상작은 오는 10월 20일 동서문학상 홈페이지에 발표될 예정이다. 상금은 대상 1천만원을 포함해 7천900만원 규모다. 대상과 부문별 금상 수상자에는 등단 기회와 한국문인협회 입회 자격이 주어지며, 종합 문예지 '월간문학'에 수상작이 수록된다. 2024년에 열린 17회 동서문학상에는 약 1만8천600편의 작품이 접수되며 예비 작가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고 동서식품은 소개했다. 대상은 김응숙 씨의 소설 '번지점프'가 수상했다. redflag@yna.co.kr

    05-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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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는 K-북 요충지"…베트남·태국서 '찾아가는 도서전'
    "동남아는 K-북 요충지"…베트남·태국서 '찾아가는 도서전'

    국내 출판사 20곳 참여…7∼11월 대만·미국·이탈리아서 도서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18∼19일과 21∼22일 각각 베트남 하노이와 태국 방콕에서 '찾아가는 도서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내 도서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2015년 시작한 '찾아가는 도서전'은 지난해 체코, 폴란드, 대만,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 5개국에서 수출 상담 총 1천45건, 상담액 1천766만달러(한화 약 261억원)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국내 도서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문체부는 베트남과 태국을 중심으로 수출 전략을 모색하고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베트남에서는 아동·교육·실용서 분야에서 한국 도서가 강세를 보이고, 태국에서는 웹툰·웹소설 기반 드라마와 영화의 흥행으로 한국 도서 지식재산(IP)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이번 하노이·방콕 도서전에서는 미래엔, 우리학교, 웅진씽크빅, 한솔수북 등 국내 출판사 20곳이 참가해 현지 출판기업과의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베트남과 태국 출판사는 각각 51곳, 39곳 참여한다.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국내 출판사들의 도서 102종에 대해서는 현지 저작권 중계업체가 상담을 대행한다. 참가사들의 현지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베트남과 태국 출판시장의 최신 동향을 소개하는 전문가 세미나도 진행한다. 행사에 활용된 도서는 행사 종료 후 현지 한국문화원에 기증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이후 7월 대만, 9월 미국, 11월 이탈리아에서 '찾아가는 도서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성희 문체부 콘텐츠미디어산업관은 "베트남과 태국은 K-북이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라며 "단순한 도서 수출을 넘어, 우리 출판 IP가 전 세계 다양한 산업과 결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hyun@yna.co.kr

    05-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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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서 인간은 어떻게 바뀔까…진화생물학자가 보는 우주 인류
    화성서 인간은 어떻게 바뀔까…진화생물학자가 보는 우주 인류

    신간 '비커밍 마션'…"화성 정착하면 환경 적응해 진화할 것"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지난달 미국 아르테미스 2호가 반세기만의 유인 달 궤도 비행에 성공했다. 우주비행사들은 열흘간 우주 공간에 있다가 지구로 돌아왔다. 각국의 화성 탐사 경쟁도 치열하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달뿐만 아니라 화성에도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류의 우주 정착은 더 이상 과학소설(SF) 속 상상이 아니라 현실적 목표가 됐다. 그동안 우주 개발의 주요 과제는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제 우주에서의 생존이 중요해졌다. 진화생물학자인 스콧 솔로몬은 신간 '비커밍 마션'에서 우주 환경이 인간에게 일으킬 변화를 탐구하며 과학적 상상을 펼친다. 화성의 환경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어떻게 바꿀지, 화성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몸은 어떨지, 우주에서 인간은 번식할 수 있을지 등 우주 시대의 인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간다. 미국 라이스대 교수이자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원인 그는 우주비행사들을 인터뷰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여러 기관 연구자와 피실험자를 만났다. 기존 연구와 더불어 그들의 경험과 생각을 통해 인류의 우주 정착 가능성을 짚어본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약 38% 수준이다. 방사선이 강하고 산소도 부족하다. 평균 영하 60도로 매우 춥고, 토양에는 독성 물질이 있다. 그럼에도 인류는 새로운 행성 개척을 목표로 화성에 관심을 쏟고 있다. 저자는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해 대대로 살아간다면 필연적으로 화성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현재 인류의 신체로는 화성에서 버티기 어려워 진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낮은 중력의 영향으로 키는 작고, 우주 방사선을 막는 데 유리한 카로티노이드 색소 축적 등으로 피부는 주황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추측했다. 저자는 "화성에 정착한 이들의 후손은 결코 돌아올 수 없을지도

    05-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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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mm 선에 바친 7천500시간…'사경장' 김경호가 완성한 수행
    0.1mm 선에 바친 7천500시간…'사경장' 김경호가 완성한 수행

    '묘법연화경' 작품집 펴내…"집중과 정진 거듭하며 작업"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이 경전을 듣고 스스로 쓰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 쓰면, 그 얻는 공덕은 부처님의 지혜로 그 많고 적음을 헤아려도 그 끝을 알 수 없다" (묘법연화경 권제6의 '약왕보살본사품' 중에서) 불교 경전을 옮겨 적는 사경(寫經)은 '쓴다'고만 말하기 어렵다. 세밀한 붓끝으로 여러 개의 선을 긋고, 글자를 써 내려간다. 금빛과 은빛 안료가 굳기 전에 한 자(字)를 완성하려면 주저할 새도 없다. 고도의 집중력으로 작품 하나를 마치는 데 최소 수 개월이 걸린다. '0.1mm 붓끝'으로 전통 사경 문화를 이어온 김경호 국가무형유산 사경장 보유자가 완성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모은 작품집이 출간됐다. '법화경'으로도 불리는 묘법연화경은 천태종의 근본 경전이다. 부처가 되는 길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사상을 설파한 책으로, 모두 7권으로 구성된다. 화엄경과 함께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경전으로 여겨진다. 고려 말이었던 1330년 감색 종이 위에 은빛으로 써 내려간 '감지은니 묘법연화경'(紺紙銀泥 妙法蓮華經) 등 총 3건이 국보로 지정돼 있다. 작품집에는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약 8년에 걸친 작업이 고스란히 담겼다. 흰 종이 위에 먹으로 글을 쓰는 백지묵서(白紙墨書)로 시작해 금·은빛 안료를 거쳐 백금 안료까지 총 7권을 사경했다. 7천500시간이 넘는 고행이었다. 김경호 사경장 보유자는 머리말에서 "매년 5개월 이상, 총 1천50여 일을 매일 6시간 이상 작업하며 0.1㎜에 집중과 정진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김 보유자는 "우리 선조들이 쌓아 올린 빛나는 사경 유산의 전형을 담음과 동시에 새로운 형식과 체재, 양식, 재료를 일부나마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집은 김 보유자가 실제 사경한 작품을 사진 형태로 옮겨 묶었다. 김 보유자는 연합뉴스

    05-1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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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문학개론'을 쓰고 가르치다…원윤수 교수 별세
    '불문학개론'을 쓰고 가르치다…원윤수 교수 별세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1974년 대학교 불문학 교육 기본서인 '불문학개론'을 펴내고, 알베르 카뮈나 앙드레 모루아, 프랑수아즈 사강, 장 폴 사르트르, 스탕달의 소설을 국내에 번역·소개한 원윤수(元潤洙)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가 16일 오전 7시 16분께 서울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만 91세. 1934년 음력 5월 10일(호적상 1935년 11월)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복고,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소르본대 유학을 거쳐 서울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건국대 전임강사·조교수를 거쳐 1967∼2000년 서울대에서 가르쳤다. 1984년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창설 시 초대 학과장을 맡기도 했다. 1984∼1985년 한국불어불문학회장, 1992∼1996년 서울대 인문학연구소장, 1996∼2000년 불어문화권연구소장, 2000∼2001년 한국캐나다학회장을 역임했다. 국내에서 불문학이 체계를 갖춰가던 1960∼1970년대 전방위에 걸쳐 기여한 학자였다. 1974년 대학교 불문학 교육 기본서인 '불문학개론'을 펴낸 데 이어 1978년 '한불사전'을 편찬했다. 1987년 '프랑스문학', '1988년 '불한중사전', 1990년 '불어권 사회와 문화', 1992년 '에스프리 불한사전', 1993년 '불문학사 1·2', '불산문', '불문학연습', 1994년 '프랑스어 문화권의 이해'를 펴냈다. 서울대 불어문화권연구소를 만든 것도 고인이었다. 제자인 정예영 서울대 불문과 교수는 "불문학이 현실과 동떨어진 먼 나라의 낯선 문학이 아니라 따뜻하고 포용적이고, 한국의 일상과 연관이 있다는 걸 알려주신 분"이라며 "불어문화권연구소에 찾아오는 외국 손님들도 '한국에 이렇게 프랑스를 사랑하고, 프랑스를 알리는 데 열정적인 분이 있다니'라고 감탄할 정도였다"고 기억했다. 스탕달 등 19세기 불소설이 전공이었지만, 스탕달뿐 아니라 프랑스 소설을 폭넓게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다. 1958년 카뮈의 '표

    05-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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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왕 사는 거 기세 좋게' 쓴 '독설' 작가…사토 아이코 별세
    '이왕 사는 거 기세 좋게' 쓴 '독설' 작가…사토 아이코 별세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93세 때 펴낸 책 '90세, 뭐가 경사라는 거야'에 담은 독설과 애교로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일본 작가 사토 아이코(佐藤愛子)가 지난달 29일 도쿄의 한 시설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일본 매체가 16일 일제히 전했다. 향년 만 102세. 1923년 11월 오사카에서 소설가의 딸로 태어난 고인은 20세에 결혼했지만 남편은 병 치료 탓에 모르핀 중독에 걸려 사망했다. 이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동인지 작가와 재혼했지만, 그마저 사업 실패로 파산하자 대신 빚을 갚아주고 이혼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싸움이 끝나고 날이 저물고'로 1969년 나오키상을 받았다. 빚을 갚으려고 TV 토크쇼의 해설자로 출연했다. 거침없는 말투로 '분노의 아이코'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0년 소설 '혈맥', 2014년 '만종'을 출간했다. 2016년에 펴낸 수필집 '90세, 뭐가 경사라는 거야'가 2017년 일본 내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2024년 동명의 영화가 나왔다. 100세를 맞은 2023년에도 수필집 '추억의 쓰레기통'을 출간하는 등 말년까지 집필을 이어갔다. 지난 4월 딸, 손자와의 공저 '멍청해지는 나'가 마지막 저서였다. '90세, 뭐가 경사라는 거야'에선 많은 일본인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일본인 전체가 바보가 되는 시대가 오겠군"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사소한 일로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일어나는 풍조에 대해서는 "사소한 일까지 시끄러운 세상이다"라고 쏘아붙였다. 한국에선 2019년 작 '인생은 아름다움 일만 기억하면 되는 거야'가 지난해 '이왕 사는 거 기세 좋게'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 이 책에서 두 번째 결혼에 대해 "S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나에게 좀 더 평온하고 격동 없는 인생이 펼쳐졌을지도 모른다. 별일 없는 평온한 인생을 행복이라고 여겨, 그 행복을 손에 쥐려고 조심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며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05-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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