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악당에게는 조건이 있다. 주인공보다 너무 강해서도, 너무 약해서도 안 된다. 관객이 잘 아는 얼굴이어야 하고, 쓰러뜨렸을 때 통쾌함을 느낄 만큼 익숙한 상대여야 한다. 중국 영화에서 ‘반칙하는 한국’이 반복되는 것도 이런 악역 만들기의 공식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주성치(저우싱츠)가 제작한 영화 <쿵푸여자축구(功夫女足)>가 최신 사례다. 지난 11일 중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사흘 만에 흥행수입 6억위안(약 115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 영화는 2001년 흥행작 <소림축구>의 후속 격으로, 약체 여자 축구팀이 무술을 접목해 기적을 만들어가는 코미디 장르다. 하지만 영화 속 한국팀 묘사가 논란이 됐다. 작품에는 이화여대를 연상시키는 ‘이화여자축구팀’이 등장한다. 선수들은 컬러렌즈와 화장에만 신경 쓰고, 경기에서는 반칙과 속임수를 일삼는 팀으로 그려진다. 어눌한 한국어 대사까지 더해...
